죽여주는 여자
드라마
2016.10.06 개봉
111분, 청소년관람불가
한국
(감독) 이재용
(주연) 윤여정
종로 일대에서 노인들을 상대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65세의 ‘박카스 할머니’ 소영.
노인들 사이에서는 ‘죽여주게 잘 하는’ 여자로 입 소문을 얻으며 박카스들 중에서 가장 인기
가 높다.
트랜스젠더인 집주인 티나, 장애를 가진 가난한 성인 피규어 작가 도훈, 성병 치료 차 들른
병원에서 만나 무작정 데려온 코피노 소년 민호 등 이웃들과 함께 힘들지만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중, 한 때 자신의 단골 고객이자, 뇌졸중으로 쓰러진 송노인으로부터 자신을 죽여달
라는 간절한 부탁을 받고 죄책감과 연민 사이에서 갈등하다 그를 진짜 '죽여주게' 된다.
그 일을 계기로 사는 게 힘들어 죽고 싶은 고객들의 부탁이 이어지고, 소영은 더 깊은 혼란
속에 빠지게 된다.
♧ FOREWORD
인간 수명 100세 시대, 이것은 과연 우리에게 축복일까 재앙일까?
한국의 독거노인 빈곤율과 노인 자살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한때 한국 경제 발전의 주역이었던 이 노년 세대는 사회가 떠안아야 할 부담으로 혹은 복지
의 사각지대에 놓인 투명인간으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다.
이 영화는 앞으로 10년 안에 노인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로 접어드는 한국에서 외
롭고 아프고 가난한 노인들이 맞닥뜨릴 냉엄한 현실과 그들에게 다가올 죽음에 대한 이야기
다.
오래된 구 도심과 신시가지가 공존하고 있는 거대도시 서울.
구 도심은 경제가 약진하는 속도에 맞춰 빠르게 사라져 가고 있는 중이다.
곧 없어질 낡은 서울의 상징 같은 오래 된 공원, 가난과 소외 속에 곧 죽어갈 운명인 노인들
을 닮은 그 공원에서 70살이 가깝도록 몸을 팔며 살아가는 가난한 여자를 통해 우리 모두에
게 닥쳐올 노년과 죽음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제 곧 없어질 낡은 서울과 그 안에서 부유하듯 살아가는 소수자들의 모습을 타임캡
슐처럼 기록하고자 했다.
또한 사회가 개인을 책임지지 못 할 때, 연민과 공감으로 행하는 ‘조력자살’이 부도덕하기만
한 것인지에 대한 고민 또한 던져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