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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른일곱의 나이로 하늘나라에 간 아가다
  • 최덕열
  • 2018-08-03
  • 조회 120
  • 서른일곱의 나이로 하늘나라에 간 아가다

    지난 토요일 익산의 한 성당으로 장례미사를 다녀 온 후 회개하는 마음으로 적은 내용을 아침조회 시 직원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서른일곱의 나이에 일곱 살짜리 아들과 남편을 남겨두고 칠년간 암 투병 생활을 하고 이 세상을 떠난 꽃처럼 예뻤던 아가다 자매의 장례미사에 다녀왔습니다.

    전주 숲정이 성당에서 회원신부님의 모친께서 100세로 세상을 떠나셨는데 마침 장례미사 날짜가 같았지만 그곳에는 주교님을 비롯해서 많은 신부님들과 많은 신자들이 참석할 것이라 생각되었기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아가다의 장례미사에 참석하는 것이 더 큰 사랑이라 생각하고 익산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칠년 전 엄마를 따라 온 하루 마리아폴리 모임에서 처음 만나 점심 도시락을 같이 먹었던 추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 때 이미 임신 중 대장암 진단을 받고 있었지만 정말 밝은 미소와 예쁜 모습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을 대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임신 중이었기에 항암을 하지 못했고 암으로부터 아들을 지켜내고 정상 분만을 하고서야 자신의 몸에 있는 암 덩어리를 제거하고 항암치료를 시작 했습니다.

    하지만 그 때는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가 된 상태였다고 합니다.

    투병 중에도 그녀는 하느님께서 자신에 주신 그분의 뜻을 잘 살았고 오히려 문병 오는 사람들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항상 밝은 모습과 미소로 맞이하였고 그를 만나고 오는 사람들은 오히려 마음이 더 따듯해지고 평화로웠다고 주위 사람들은 말했습니다.

     

    장례미사 강론은 8개월 동안 그녀를 가까이에서 영적으로 지켜보시며 호스피스를 하셨던 신부님께서 해주셨는데 아가다가 죽음을 얼마나 잘 준비하며 살다가 떠났는지 말씀해 주셨습니다.

    자매는 우리 보다 이 세상에 비록 늦게 왔다 먼저 가지만 하느님나라에서 만큼은 우리 모두의 스승이며 선배라고 하셨고 지금까지 인생에서의 수평이동을 마치고 하늘나라로의 수직이동을 하면서 인생을 완성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성당을 가득 메운 남아 있는 사람들 모두 눈물을 흘렸으며 남아 있는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게 했고 그동안 제가 살아 온 삶의 잘못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했고 회개를 불러오게 했습니다.

     

    주님의 종인 그녀의 기도는 이미 이 땅에서 저와 많은 이들의 반성과 회개 하는 모습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었고 그가 이미 천국에 도달해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고별식은 신학생 때 같이 청년회 활동을 했던 신부님께서 본당신부님과 함께 정성스럽게 해 주셨습니다.

    저 보다 먼저 하늘나라로 거처를 옮긴 자매를 본 받아 저 또한 잘살고 죽음을 잘 준비 할 수 있도록 저의 스승이며 선배인 천국의 아가다께서 부족하고 나약한 저를 위해 기도해 줄 것을 청했습니다.

    저 또한 아가다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그리고 남아 있는 유가족들을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대부분 삶이 무한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오늘 못하면 내일 잘하지라고 쉽게 오늘을 흘러 보내곤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내일이 또 올 것이라는 착각 속에서 살아갑니다.

    제가 첫 수술했을 때 퇴원하면서 의사선생님에게내가 얼마나 살 것 같습니까?’라고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분은 후하게 쳐서‘60살 까지는 사실 겁니다.’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이제 저에게 허락된 시간은 길 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인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분명히 지금처럼 살아서는 많은 후회를 하게 될 것 같았습니다.

     

    제가 직원 여러분에게 그리고 신부님과 수녀님께 아무렇지 않게 말했던 한 마디 한마디가 그리고 무심코 했던 행동 하나가 비수가 되어 상처를 드렸을 수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그런 저의 잘못과 부족함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드리며 용서를 청합니다.

     

    이번 계기를 통해 앞으로 더 잘 살아 보겠다고 다짐을 해보며 65개월 후에 운이 좋아 또 다시 삶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의 시한부를 1년 단위로 생각하며 소중하고 또 소중하게 생각하고 다시 살고 또 다시 가 아닌 가 아닌 우리로 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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